1/22 화, 맞춰가는 중이에요 talk about my tree

생각해보면 오빠와 나는 겨울에 주로 투닥이는 것 같다.
싸우거나 다툰다는 표현은 우리한테는 너무 거칠다.
오빠나 나나 본성이 둘 다 의견이 맞지 않고 기분이 나쁠 때 소리지르거나 따지는 편이 아니라
일단 입을 꾹 닫고 상대방이든 본인이든 나빠진 기분이 한결 나아질 때까지 기다린다.
이 과정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상상력이 풍부한 나로서는 힘들었다.
오빠가 먼저 풀어줬으면 했던 내가 울거나 기분 나쁜 티를 내도 어떤 표정 변화 없이 묵묵하기만 한 오빠를 보고
'나한테 오만 정이 다 떨어졌구나' '이제 우리 결혼 생활은 이걸로 끝인가' '내일 원주로 돌아갈까'
하는 온갖 상상을 하며 밤새 잠을 설쳤는데 다음날 아침이 되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날 끌어당겨 안아주었다.
그러면 난 밤새 서운했던 감정이 생각나 투정을 부리며 그러면서 사과를 하고 그렇게 우리의 투닥임은 끝이 난다.
오빠도 나도 말을 잘하는 편이 아니면서 나는 싸우면 말을 요목조목 하면서 풀길 바랐는데 그건 우리한테는 아마도 무리.
바로 얼마 전에 다투고나서 풀어졌을 때 오빠가 생각을 말해줬다.
화날 땐 바로 얘기를 하는 것보다는 참았다가 기분이 풀렸을 때 얘기하는 게 서로한테 덜 상처주는 방법인 것 같다고.
그 얘기를 듣고 이제껏 오빠가 왜 그랬는지 모두 이해가 됐고 묘한 안도감을 얻었다.
안그래도 그 얘기를 하고난 뒤로 또 잠깐 투닥였는데(...) 전과 다르게 마음이 편했다.
우리의 소중한 결혼 생활이 와해되어지는 중이 아니고 서로의 기분이 풀리길 기다리는 중인 걸 알았으니까.
(그래놓고 무려 이틀동안이나 화가 나 각방썼다는 건 비밀.. 삼일 째 되던 날 저녁에 오빠가 퇴근하고 서먹한 표정으로 다가와 웃음이 터지는 바람에 말도 안되게 풀렸다. 왜 싸웠는지 한참을 생각해야할 정도로 사소한 이유로 벌어진 각방사건. 아직도 심심하면 그 사건을 꺼내며 한바탕 웃고는 한다..)

아무튼, 지금은 그런 불황을 지나 일단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마우스오른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