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 목, 중성화수술 talk about my tree



어제, 중성화 수술을 하고 집에 도착한 모습. 마취가 덜 깨서 비몽사몽한 모습이다. 내 차를 타고 오는데 까불지도 않고 어디가 불편한 건지 불안한 건지, 정신이 없을 텐데도 자꾸 몸을 일으켜 엉거주춤하게 앉은 상태로 두리번거리던 눈누. 눈도 제대로 안떠지는데 기어이 깨어있으려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참 짠했다. 몸에 힘을 주는건지 귀가 펼쳐졌다.


따뜻한 햇빛이 비치는 곳에 쿠션을 두고 그 위에 눕혀줬더니 이러고 가만히. 수술을 하고온 어제, 툭하면 공복토를 했는데 처음엔 빨간 약 색깔이더니 점점 노랗게 변하더라. 오늘 동물병원에 내원했을 때 수의사한테 얘기했더니 위염이 아직 있어서 그렇다고 내일 또 오란다. 위염보다는 수술 전에 하루하고 반나절을 공복이었기도 하고 수술이 힘들어서 그런 것 같은데.. 수술하고 정신없는 눈누를 이틀 연속으로 데리고 나가기가 미안하다. 오늘은 그래도 정신을 차렸는데 아직까지 잠만 자고 여기저기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내일 갈까 말까 고민하는데 오빠는 괜히 지레짐작하고 병 키우지 말고 그냥 다녀오라고. 하루만 더 고생해야겠다.

2/19 월, 일상 시작 talk about my tree

폭풍같았던 설이 지났다. 속초는 역시나 좋았고 원주에 한없이 있다와서 너무 좋았다. 원래 수요일 저녁에 눈누를 맡겨놓고 속초로 갈 생각이었지만 그러면 너무 늦게 도착할 것 같아서 월요일에 내가 혼자 원주에 가서 맡겨놓고 이틀밤을 자고 고양으로 올라왔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오빠랑 같이 속초로 떠났고 그날 밤에 만나려던 오빠 친구는 시간이 너무 늦어 다음날 저녁에 봤다. 오빠의 친가, 외가를 번갈아 방문하며 인사드리고 밥도 얻어먹고. 보고싶었던 겨울바다는 바람이 너무 차서 내려서 보지는 못하고 운전하면서 실컷 봤다. 얼른 따뜻한 봄이 왔으면. 속초에서 정신없이 인사하다 원주 와서 느긋하게 지냈다. 내 친가는 조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친척들끼리 모이는 게 쉽지 않아서 전화로만 간단히 안부를 묻고 외가쪽 친척들만 모여 지낸다. 오빠는 노래방에 가서 신이 나는 트로트를 잔뜩 부르고 이모들한테 이쁨을 많이 받고 왔다. 나는 뭐 먹기만 주구장창. 살이 얼마나 쪘는지 집에 있는 옷들이 맞지 않기 시작했다. 설 끝나고 다이어트를 하기로 마음먹었는데 어제까지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아침겸 점심을 먹고 아직까지 밥 생각이 없다. 다행인가. 진짜 다이어트해야지..

2/10 토, 설 준비 talk about my tree

설이 점점 다가오니 설렌다. 매번 오빠랑 원주에 갈 때마다 엄마가 오빠 입맛이 어떤지 몰라 음식 준비하는 걸 부담스러워 하더니 이번 설에는 음식 걱정없이 지내고 싶다고 설에 원주 오면 나보고 오빠가 좋아하는 밑반찬을 만들어 먹이라고..ㅋㅋㅋ 부모님한테 직접 내가 만든 음식들 맛보여드리고 싶기도 하고 맛있는 건 같이 나눠먹고 싶어서 아예 고양 집에서 갈비찜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매번 똑같은 갈비찜 말고 내가 좋아하는 매운 갈비찜을 만들 생각. 오빠가 매운 걸 잘 못먹지만 매운 갈비찜은 그래도 곧잘 먹으니까.. 우리 가족이야 원래 매운 음식을 좋아해서 다들 좋아할 것 같다. 그래도 명절에 안 매운 갈비찜 없으면 아쉬운데 매운 갈비찜, 안 매운 갈비찜 반반씩 해갈까, 싶기도 하고. 원주에만 고기 가져가기 미안해서 많이 만들어 시댁에도 드리기로 했다. 갈비찜 만드는 거야 쉬우니까 일도 아니지! 속초에 가면 아무리 음식을 안한다고 해도 밥은 먹어야할테니 조금이라도 음식을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속초 시외할머님이 요즘 A형 독감에 걸리셔서 집에서 밥 차려먹고 치우기 힘드니 외식 확정! 이라고 어머님이 말씀하셨다. 그러면 어머님도 명절에 갈비찜을 못드실테니 내가 해다드리면 시부모님한테 예쁨도 받고 이래저래 잘 된 일이다. 마침 오늘 찜용 갈비를 할인한다고 자주 가는 마트에서 홍보 문자도 왔고 이번 달부터는 생활비를 줄여보려고 마음 먹었으니까 카드 초기화되기 전에 얼른 질러버려야지..! (오빠 미안 화이팅) 이제 슬슬 밑반찬으로는 뭘 만들지 생각해봐야겠다.

2/1 목, 남자친구가 아닌 남편으로 talk about my tree

얼마 전이었던 1월 26일이 내 생일이었다. 결혼하고 첫 생일이니 다른 때는 몰라도 이번 생일만큼만은 선물을 꼭 준비해달라고 한달 전부터 오빠한테 말했던 것 같다. 뭘 갖고 싶으냐고 오빠가 물었지만 내가 원하는 것보다도 오빠가 주고 싶은 것으로 준비해달라고 부탁했다. 생일 전날, 내 선물 준비했어? 물어보니 일이 바빠서 준비를 못했다고 했다. 아쉬운 마음은 가득했지만 그래도 생일 전날이라고 일 끝나고 피곤할 텐데도 내가 한창 빠져있는 에머이에 가서 배불리 저녁도 먹고 심야영화도 보러 가고 또 생일 당일에는 에버랜드를 가기로 했었지만 한파가 와서 롯데월드로 대신 가기로 했어서 위안을 삼았다. 그리고 사실 그 다음날인 주말에는 처음으로 혼자서 차를 끌고 원주를 가기로 했던 것에 잔뜩 신이 나 선물도 롯데월드도 딱히 기대가 되지 않았다. 선물은 까맣게 잊고 있던 며칠 전, 오빠가 사실은 선물을 준비했었다고 고백했다. 눈이 반짝해서 선물 어디 있느냐고 물었더니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는데 아직 오지 않았다고. 고심 끝에 고른 선물이라고 했다. 뭔지 알려주지 않으려고 해서 꼬치꼬치 캐물었더니 차량용 공기청정기라고 실토했다. 결혼 후 첫 생일이라고, 혼자서 내심 로맨틱한 선물을 기대했었는데 차량용 공기청정기라니. 조금은(사실 많이) 실망을 했는데 마냥 천진한 오빠를 보니 실망한 내색을 못했다. 오늘 오빠 회사로 물건이 도착했다고 나보다 더 신이 나서 집에 들어오는 오빠의 손에 들려진 택배 박스를 보니 나도 덩달아 신이 나서 마구잡이로 뜯고 조립을 해서 얼른 옷을 챙겨입고 오빠랑 같이 차로 내려가 공기청정기를 달고 왔다.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난리인데 눈누랑 깨끗한 차 타고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라며 잔뜩 뿌듯해하더라. 그리고 세네시간 정도 쉬다가 야간작업을 하러 가야해서 밥 먹여 보내놓고 가만히 생각해보는데, 내가 기대한 반지나 목걸이같은 로맨틱한 선물은 아니어도 그 마음만큼은 너무너무 고맙더라. 오빠가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로맨틱하지는 않구나, 오래 사귀긴 했어도 결혼하고 4-5개월이면 아직 신혼인데 벌써부터 너무 로맨틱한 선물보다 실생활에 필요한 실용적인 선물을 주는 거 아닌가, 하고 섭섭했는데, 나는 평소에 생각도 못하고 있던 내 주위의 나쁜 공기를 걱정하고 있었다니. 회사에 아는 형이 추천해줬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오빠의 그 마음이 다정하다. 선물이 공기청정기라는 것을 알았을 때, 로맨틱한 선물을 기대했던 내가 아쉬운 내색을 감추려고는 했지만 미처 숨기지 못한 내 표정을 오빠가 알아차리고 웃으며 실망했느냐고 물었었다. 나도 따라 웃으며 사실은 반지나 목걸이 같은 걸 기대했다고, 그래도 고맙다고 했더니 오빠가 반지든 목걸이든 당장 사러 가자는 걸 말리고 결혼기념일 때는 꼭 사달라고 했다.

공기청정기를 달아놓고 잠깐 쉴 때 잠을 자고 싶다고 해서 재워두고 일어날 시간에 맞춰 저녁을 준비해놓고 깨워서 같이 밥을 먹는데 잠에 취해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요즘 날이 추우니 뜨끈한 게 좋을 것 같아 갈비탕을 준비했는데 고기가 넘어가지 않는다고 고기는 나한테 전부 넘겨주고 국물에 밥만 후루룩 마시듯 식사를 끝내는 오빠를 보고 섭섭해서 뚱하게 있었더니 그걸 알아차리고 꼭 안아주며 정성스럽게 준비했는데 많이 못먹어 미안하다고.. 10시까지 가면 된다길래 시간이 많은 줄 알았더니 집에서 8시 반에는 출발을 해야한단다. 오빠가 밥을 다 먹은 게 8시 20분이었으니 오빠로서는 시간이 촉박했을 터. 지금 생각하면 별 것 아닌 일인데 유난히 속상하고 미안하고 섭섭하고 온갖 감정이 뒤섞여서 눈물이 났다. 새벽 1시는 되어야 일이 끝날 것 같다는데 빨리 왔으면 좋겠다. 보고싶어-

2/1 목, 설(이라 쓰고 여행이라 읽는다)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talk about my tree

이번 설에는 오빠 고향인 속초로 가게 됐다. 나와 오빠는 오빠 고향 친구를 만나려고 시부모님보다 하루 전날 출발하기로 했다. 수요일 저녁에 오빠 일이 끝나는대로 준비해서 떠났다가 밤에 도착해 친구를 만나고 다음날 시부모님이 속초에 오시기 전까지 여행 겸 드라이브를 하기로 했다. 뭘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어머님 말씀으로는 시외할머님댁에 가서 음식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어색어색하다 오겠지..

눈누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속초로 가기 전에 원주에 잠깐 들러 친정에 맡겨놓기로! 엄마 아빠한테 애교 많이 부리고 있으라고ㅎㅎ 친오빠한테는 눈누를 처음 보여주는데 좋아했으면 좋겠다.

추석은 아직 멀었지만, 올 추석에 아버님 환갑을 맞아 시댁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다. 어디로 갈지는 아직 못정했는데 시부모님과 함께 가는 여행이니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관광하는 곳보다는 휴양지로 가게 되지 싶다. 친정에 못가는게 섭섭하고 아쉽지만..

결혼 전에는 명절이 제일 큰 걱정이었는데 간결한 걸 좋아하시는 시부모님 덕택에 올 명절은 무난히 지나갈 것 같다. 설이고 추석이고 빨리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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